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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 - 10점
라프 코스터 지음, 안소현 옮김/디지털미디어리서치


재미를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이 있을 것 같은 책이지만
게임이 주는 재미의 본질에 대한 탐구가 주된 내용이다.
처음부터 뇌 과학과, 철학적인 내용이 나와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뒤통수를 맞은 격...

하지만 저자의 혜안과 넓은 지식에는 놀라울 따름이다.
저자는 오래전부터 게임이 주는 재미의 본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많은 관련 분야의 책을 본 것 같다.
나 처럼 뇌, 인지과학 분야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대단히 신선하게 다가오는 전제로 출발한다.

"뇌는 대단히 활동적인 패턴의 수용체"

뇌는 패턴을 먹는 괴물이라는 말을 생각해보니 인간의 생활과 생각의 기본에는 패턴이 자리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이 패턴이라는 말을 듣고 보니 패턴이 아닌게 없었다.
사물의 형태, 인간의 행동, 사고방식에 이르기 까지... 

게임도 역시 패턴이고 패턴을 익혀서 내가 자유로이 쓸 수 있을 때 재미를 느낀다.
그리고 배울 때와는 다르게 패턴은 사용하면 할 수록 지켜워지며 재미는 점점 떨어진다.
결국 게임의 재미라는 것은 지적인 활동과정에서의 성취로 인해 생기는 것이다.
모든 게임에는 패턴이있고, 이 패턴을 활용한 게이머의 전략으로 진행이 된다.

이렇게 게이머에게 패턴을 가르치고 활용하게 하는 것이 게임의 형식구조라면
게임에서 외적으로 드러나는 소재는 장식이다.
겉으로는 사람을 쏴 죽이는 FPS류의 게임도 사실은 전장을 파악하는 정보와 상대방을 꿰뚫는 심리전이 더해져 지략을 겨루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게임의 형식적인 구조는 발전이 더디지만 게임의 외적인 장식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하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런것 같다.
겉으로 드러나는 장식을 걷어내고 보면 게임 형식은 그리 많지 않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실상 같은 게임들이 많이 있다.
결국 게이머는 장식이 달라진 비슷한 게임을 계속하는 것이다. 

이 책은 마지막으로 사회속에서의 게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데...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게임을 만들고, 사회는 게임을 존중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결론이 정해지지 않은, 다양한 사람에게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게임이 나올 때 게임은 예술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말한다.
요즘 게임 규제로 난장판이라서 더욱 크게 다가오는 말이다.

한 번 읽고 두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좋은 책이고, 두고두고 한 번씩 읽어 볼 만한 책이다.
그리고 한 번 읽어서 이해될 내용도 아니다. 겉 표지와는 다르게 읽어 나가는게 녹녹치 않다.
심리학, 뇌 과학, 인지과학, 예술,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많은 개념이 등장하기에 천천히 읽어야 하는 책이다.

다음은 인상적인 문구

- 뇌는 기본적으로 패턴을 인식하게 돼있고 패턴을 인식하면 기쁨을 느낀다는 전재에서 출발한다. 

- 기본적인 패턴을 익히고그것을 충분히 연습한 후, 필요할 때 재실행 할 수 았도록 정리해 둔다. 게임과 현실 사이의 유일한 차이는 게임이 현실보다 위험이 적다는 것 뿐이다.

- 우리가 인식하는 현실이라는 것 또한 기본적으로 추상이기에 나는 현실과 게임이 동떨어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정보량은 많은데 우리가 의미를 찬아 낼 수 없을 때, 우리는 과부하 상태에 있다고 말한다.

- 우리는 게임을 볼 때 그것이 지닌 두드러진 속성에만 관심을 갖고,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는 미세한 점은 놓치는 경향이 있다

- 재미란 학습을 목적으로 패턴을 흡수하고 있을 때 두뇌가 보내는 피드백

- 예측 불가능한 요소와 학습 경험을 묶어 위험이 전혀 없는 하나의 공간과 시간 속으로 옮겨 놓은 것이 바로 게임이다

- 우리는 생존을 위해 예측가능성을 갈망하지만 재미를 위해 예측불가능성을 좋아한다

- 게임 디자이너들은 게임을 하는 것을 취미로 삼음으로써 게임을 만드는 일을 자기 완결적인 폐쇠 공간에 가두어 버렸다. 이 때문에 게임을 인간의 다른 활동과 같은 위치에 두고 기꺼이 자신들의 영역 바깥을 텀색허는 일은 게임다저이너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 게임은 우리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우리의 모습을 조명할 필요가 있다

- 예술이라면 모두 어렵고도 윤리적인 질문과 퍼즐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 디자이너가 정답을 생각해두고 게임을 만드는 한, 게임은 결코 성숙단계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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