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작가정신 |
지인의 추천으로 읽은 책인데요.
빌려주면서 초반에는 좀 지루하지만 조금만 견디고 읽다보면 재미있어 진다고 하더군요.
정말 초반에는 좀 지루해요.
이야기가 이리튀고 저리튀면서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장황한 묘사에 지루했는데…
대략 70페이지 전후로 이야기의 가닥이 잡히더군요.
여기서부터는 책이 수월하게 넘어갑니다.
이 이야기는 파이라는 별명을 가진 소년의 표류기인데요. 총 3부로 구성되어있습니다.
1부는 표류하기전 어린시절과 인도에서의 이야기이고, 2부는 표류기, 3부는 그 뒷 이야기입니다.
정말 초반 지루함만 지나가면 주인공의 치열한 생존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로빈슨크루소 같은 이야기처럼 재미있게 읽혔는데...
한참을 재미있게 읽다가 문득 살기위해 몸부림 치는 모습이 무섭고 소름이 돋더군요.
그리고 곳곳에 녹아있는 반전을 보면서 따뜻한 방안에 누워서 이렇게 소설을 보고 있는 내 자신이 얼마나 행복해 보이던지...
이 책의 3부는 뒷이야기라고 했는데요.
주인공 파이의 이야기를 믿지 못해하는 일본인 사건 조사관이 나옵니다.
저 역시 이 사람처럼 사실을 기반으로 한 소설인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작가노트에는 사실을 기반으로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다 읽고 나면 믿을 수가 없어집니다.
주인공 파이가 이야기를 믿지 못해하는 일본인 사건 조사관에게 한 말이 생각나더군요.
"놀라지 않을 이야기를 기대하겠죠.
이미 아는 바를 확인시켜줄 이야기를 말이에요.
더 높거나 더 멀리, 다르게 보이지 않는 그런 이야기.
당신들은 무덤덤한 이야기를 기다리는 거에요.
붙박이장 같은 이야기.
메마르고 부풀리지 않는 사실적인 이야기."
꼭 저에게 하는 말 같네요.
다음은 인상깊은 문구입니다.
- 간디께서는 '모든 종교는 진실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신을 사랑하고 싶을 뿐이에요. p94- 게으른 희망을 품는 것은 저만치에 있는 삶을 꿈꾸는 것과 마찬가지다. p212
- (호랑이에게서) 목숨을 부지하는 것보다는 음식을 먹는 것에 더 신경이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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